미국서 저렴하게 안경 구입하기 – Warby Parker

미국내 안경 구입, 정말 많이 비쌀까?

미국에서 안경을 맞추는게 한국만큼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이나 이민을 올 때, 한국에서 챙겨오면 좋은 물건으로 안경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에서는 시력 보험(Vision Insurance)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안경을 무료로 맞출수도 있고, $500-700이 들기도 한다. 보험이 있다하더라도 커버가 되는 금액이 정해져있어 완전히 무료로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한데, 그 배경에는 애초에 높게 산정되어 있는 안경 가격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글은 ‘왜 안경은 꼭 비싸야 하는 걸까?’ 이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해 창립 7년 만에 미국의 안경시장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안경 유통업체 Warby Parker에 대한 이야기이다.

목차

Warby Parker(워비파커) 소개

www.warbyparker.com

뉴욕에 베이스를 둔 워비파커는 지난 2010년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 MBA과정을 듣던 대학원 동급생 4명이 뭉쳐 창업한 안경 유통업체로, 창립 7년만에 미국의 안경시장을 완전히 바꿔놓으며 구글과 애플을 누르고 미국 현식기업 1위로 뽑혔다.

창업 아이디어는 공통 문제 인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워비파커 창업자 4명이 공통적으로 생각한 문제는 안경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다. 창업자 중 한명인 데이빗은 배낭여행 중에 안경을 잃어버렸는데, 새로 살려고하니 안경값이 $700이었고, 학생으로서는 선뜻 내기 높은 금액이라 결국 안경 구입을 포기하고 첫 대학원 학기를 안경없이 불편하게 보내게 된다. 나머지 창업자들도 각기 비슷한 경험을 하였다며 입을 모아 얘기하기 시작했는데, 아이러니한 건 당시 온갖 테크놀로지를 탑재하여 세상에 나온 아이폰 3G 가격이 고작 $200불이었다는 점이었다. 800년의 역사를 둔 안경은 단순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졌음에도 터무니 없이 높이 측정된 가격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들은 당시 개발도상국에 안경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관에서 자원봉사로 일하는 동급생 닐에게 안경값이 왜이렇게 비싼지를 물었는데, 마침 닐은 실제로 자원봉사시에 안경 공장을 들락날락 거리며 알게된 충격적인 내용을 공유하게 된다. ‘세계 안경시장은 아주 소수의 회사들이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있으며, 그중의 가장 큰 독점 회사 룩서디카(Luxottica)는, 오클리, 레이반, 페르솔 등의 수십가지 브랜드를 소유, 랄프로렌, 샤넬, 프라다, 돌체엔가바나 등의 선글라스 라이센스도 갖고 있으며, 대부분의 안경 소매점도 운영, 심지어는 미국에서 2번째로 가장 큰 Vision 보험 회사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회사가 독점적으로 안경 시장과 보험 회사를 장악하며, 안경 가격을 필요이상으로 높게 산정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4명의 동급생들은 머리를 맞대며 이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이자 사업 아이디어를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안경은 아이폰보다 비싸선 안되고, 온라인에서도 효율적으로 판매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구입 경험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워비파커 창업자들은 안경 디자인을 직접 디자인하여 라이센스 비용을 줄이고, 제조 업체로부터 안경을 직접 공급 받고,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직접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등 중간 유통과정을 최소화 하여 좋은 품질의 안경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안경을 판매한다면, 디자인, 라이센스, 유통 비용 등을 포함하여 안경당 $500의 비용이 들어가서 결국 소비자 가격이 이보다 더 비싸게 되는데, 워비파커는 중간 유통과정을 빼서 같은 품질의 안경을 소비자가 $95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전례 없던 혁신적인 방법으로 기존 안경 독점시장을 무너뜨린 워비파커는 창업 후 5년 후인 2015년 기업 가치가 $1 billion (한화 약 1조)가 되며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성장하였다.

워비파커는 창업이래로 비지니스와 사회공헌을 결합한 비지니스 모델인 ‘Buy a pair, Give a pair’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신발 회사 TOMS도 비슷한 제도’One for One’을 따르는데, 워비파커의 경우 – 안경 또는 선글라스 한개가 팔릴 때마다 비영리단체 Restoring Vision에서 1개의 안경을 제작할 수 있는 금액을 기부한다. 소비자는 값싸게 안경을 구입하는 동시에 전세계 어디엔가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까지 줄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현재 전세계 인구중 25억명 정도가 가난해서 안경을 살 수 없거나 안경을 파는 지역에 살지 않아 제대로 배우지도, 일을 하지도 못하는 문제에 봉착해 있다고 한다. 2020년, 워비파커는 50개국에 넘는 나라에 총 8백만개의 안경을 기증했다.

무료 홈 착용 & 모바일 가상 착용

바로 직접 써보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안경을 구입하는 것을 꺼리는 소비자의 심리를 움직이기 위해서 워비파커 창업자들이 고안한 방법은 무료 홈 트라이 온(Free Home Try-On)서비스이다. ‘홈 트라이 온’이란, 안경을 구매하기 전 집에서 안경을 무료로 써본 후에 구매를 결정하는 서비스이다. 온라인으로 마음에 드는 안경 프레임(=안경테) 5개를 선택하면 해당 프레임 샘플을 집으로 배송해주는데, 5일간 무료로 착용해볼 수 있다. 이렇게 착용해보고, 그 중 마음에 드는 프레임을 골라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일주일 안으로 맞춤 제작된 안경을 배송 받는다. 착용했던 샘플은 배송시 함께온 반송용 라벨지를 이용해 반납하면 된다. 3번이나 오가는 배송 비용은 모두 워비파커에서 부담하고, 이렇게 구입한 워비파커 안경 가격은 일반 안경점에서 구입하는 비용보다 5분의 1가량 저렴하다. 마음에 드는 안경이 없어 구입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렇게 집에서 홈 트라이 온 서비스를 이용하여 안경을 착용해 본 고객의 경우 대부분 구매로 이어진다고 한다. (홈 트라이 온 링크)

워비파커는 자사 모바일앱의 Virtual Try-On 기능을 추가하여, 집에서 착용해 볼 안경을 선택하기 전 가상으로 내 얼굴에 어떤 프레임과 사이즈가 맞는지 확인도 가능케했다. 워비파커의 모바일 앱으로 안경과 선글라스 가상착용을 해본다면 시간가는줄 모른다. 모바일앱은 2021년 현재 아이폰만 지원이 되는데, 아이폰을 사용한다면 한번쯤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안경과 선글라스를 가상 착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앱스어 링크)

Warby Parker 장점

  • 안경/선글라스를 합리적인 가격 (보험없이 $95불에 기본 도수 안경 구입 가능)
  • 워비파커 모바일 앱으로 안경/선글라스를 가상으로 내 얼굴에 잘 어울리는지 사전 확인 가능
  • 프레임 사이즈 구분이 잘 되어 있음 (Narrow, Medium, Wide, Extra Wide)
  • 가상 착용후 그 중 괜찮았던 안경 5개 샘플을 무료로 우편배송 받아 집에서 직접 착용해볼 수 있음
  • 집에서 Home Try-On 안경 5개 무료로 착용 가능
  • 마음에 드는 상품은 온라인으로 간편히 주문 가능 (도수가 있는 안경은 시력 검안서 제출 요)
  • 실제 워비파커 스토어에 가서 직접 안경/선글라스 착용도 가능 (북미 126개 상점, 상점 링크)
  • 안경/선글라스를 집으로 배달 받은 후, 근처 워비파커 상점에서 무료로 조임 조정 또는 프레임 다리 각도 조절 가능. 집에서도 셀프로 조절 가능함(링크)

워비파커 안경 가격대 ($95~$145)

그럼 워비파커 안경은 얼마일까? 워비파커의 대부분의 (프레임+도수 렌즈)의 기본 가격은 $95으로, 별도의 세금은 붙지 않는다. 좀 더 비싼 프레임 옵션으로 $145짜리 안경들도 있다. 워비파커에서 파는 모든 안경과 선글라스에는 안티 스크래치, 반사 방지 코팅, 100% 자외선 차단 기능이 기본으로 모두 들어가 있다. 만약, 압축을 하거나, double-vision (원시/근시), 블루 라이트 코팅등을 할 경우 가격이 추가된다. Vision 보험이 있다면, 우선 선금을 내 자비로 내고, 추후에 보험사에서 커버를 해주는 비용 만큼 보험사에서 체크로 환급받을 수 있다. 자세한 프레임, 렌즈 소개는 공식 홈페이지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도수 스타일렌즈 스타일렌즈 재료
– Single vision(기본): 검안서 필.– Classic(기본): Free– Polycarbonate(기본): Free
– Progressives(다초점): 검안서 필. $345
– Non-prescription(도수 없음): $95
– Readers(독서용): $95
– Blue-light Filter(블루라이트 차단): +$50
– Light-responsive(변색 렌즈): 야외에서 렌즈 변색, 회색/갈색/초록중 택1, +$100
– 1.67 High Index(압축): +$30
기본 프레임에 블루라이트를 추가시, $145에 안경을 살 수 있다: 프레임($95)+단일도수 렌즈($0)+블루라이트(+$50)

미국에서 Vision 보험 가입이 꼭 필요할까?

의료보험 가입은 미국에서 생활시에 꼭 필요하지만, Vision 보험 가입은 가입자의 선택에 달렸다. Vision 보험도 사보험이라 각 보험에 따라 보험혜택이 약간씩 다르지만 공통적인 혜택은 1년에 한번 시력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점과 안경이나 콘텍트 렌즈를 맞출 때 일부 비용이 커버된다는 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안경 구입시 안경점에서 시력검사를 무료로 받고 안경 구입이 가능한데, 미국에서는 안경을 구입하려면 안과의사나 검안사를 통해 별도의 비용 (보통 $60-$100)을 내고 검사를 받고, 안경비는 또 안경비대로 따로 내야한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Vision 보험이 있는 경우 보통 1년에 한번은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지만, 보험이 없는 경우에는 이 비용을 모두 내 자비로 내야한다. 그래서 만약 나이가 젊고, 안경이나 콘텍트 렌즈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Vision 보험 가입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Vision 보험 가입은 고려해볼만하다. Vision 보험비는 보험회사와 가입경로에 따라 상이해지지만, 보통 한달에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5-$15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험이라기보다 할인이라고 생각하면 더 이해하기 쉽다.

18세 이하의 경우, 기본 치과 서비스(검사+클리닝)와 기본 안과 서비스(시력검사+안경 1개 맞춤)가 의료보험 혜택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자녀 이름 앞으로 치과보험이나 Vision 보험을 추가로 들지 않고도 가입된 의료보험을 이용해서 치과와 안과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자녀가 안경을 쓰는 경우, 자녀 이름앞으로 들어둔 의료보험이 있더라도, Vision 보험을 이중으로 들어 안경을 1년에 2개 맞출 때 보험 혜택을 받는 부모들도 있다. 특히 나이가 어린 자녀라 안경을 쉽게 부러트리는 경우, 이중 보험 가입을 고려할만 하다.

보험으로 안경값은 얼마정도 커버될까?

일반적으로 안경은 내가 가입한 Vision 보험 네트워크 안에 있는 In-network 안과의사 또는 검안사를 통해 안경을 맞출 때 보험 보장 금액(커버리지)이 가장 좋다. 내 Vision 보험 웹사이트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In-network 안과의사/검안사를 통하지 않고 안경을 맞춘다면, 보험 청구는 할 수 있으나 Out-of-network로 여겨져 보험 커버리지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워비파커와 같은 안경판매점을 통해 구입을 할 경우엔 ‘대부분’ Out-of-network로 여겨져 일부 금액만 보험 커버가 된다. 하지만 워비파커에서 판매하는 안경 금액 자체가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보험 커버리지가 낮아도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많지 않았다. $95짜리 안경을 내돈으로 선구입을 했고, 가입된 Vision 보험사에 보험 커버 신청(claim)을 하여, $69짜리 수표를 보험회사로부터 받았다. 워비파커가 내 보험과 가맹이 되지 않은, 즉 Out-of-network라서 일부 커버만 되는 조건이었지만, 궁극적으로 내 수중에서 나간 돈은 $26으로 꽤 괜찮은 값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Vision 보험이 없다하더라도, $95 안경 가격은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것 같다. 아래 내가 들고 있는 Vision 보험 커버리지 내용을 예로 들어보았다.

In-Network
– 프레임: 최대 $130
– 렌즈: 전액 커버
Out-of-Network
– 프레임: 최대 $46
– 렌즈: $23

Timeline

4/20 – Virtual Try-On 모바일 앱으로 가상 착용
4/20 – Home Try-On 안경 5개 모바일 앱으로 신청
4/23 – Home Try-On 패키지 우체국 우편물로 도착
4/26 – Home Try-On 착용후 리턴 완료
5/16 – 안경 온라인 구입
5/17 – 보험사에 Claim 접수
5/19 – 구입한 안경 집으로 배송 완료
5/28 – 보험사에서 보낸 체크 도착


내용 참조: Warby Parker Website, WB Impact Report, NPR How I Built This, foundr, YTS, Inc.
Featured images courtey of Warby Parker 1, 2

Ciena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운영자이자 콘텐츠 제작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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