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머무르는 지난 4개월 동안 내 삶이 온전히 내 삶이 아니고,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 행사나 시부모님과 또는 신랑 친구들과 ‘함께 해야하는’ 삶이라 바빴다고 했다지만(정말 바쁘기도했다, 적어도 6월까지는), 7월이 되고나서 한일이라고는 사부작사부작 처리해야할 할 일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무사태평하게 흘러보낸게 다이다.
소셜네트워크는 가끔 쓸데없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곳인건 진작이 알았지만 몇 만리 떨어진 이곳 땅에서까지 그 부스럼들을 맨 얼굴로 맞이할 수 밖에 없는게 나는 소스라치게 무섭다. 폐기해야 할 마음은 과감하게 휴지통에 버리고 정작 중요한 지금에, 바로 내가 있는 이곳에서 삶을 충실히 영위하면 된다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어떻게 delete 키 누르듯 한 끝 여운도 없이 삭제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멀리하기로 했다. 자기방어를 이유로 깊은 바닷속 꽁꽁 숨어있는 진주 조개가 되겠다고 심해에 꼬르륵 꼬르륵 빠지고 있는 나를 – 신랑은 늘 그랬듯 – 아무렇지 않은듯이 수면위로 끄집어 내었다. 남길만한 말밑천도 없지만 이대로 블로그를 방치할 수는 없어, 논제없이 날조된 발행물처럼 보이지 않길 바라며 조심스레 밀린 6월의 근황을 올려본다.

새벽같이 일어나 우리방에 와서 저렇게 다시 잠드는 엘리. 내가 한없이 사랑을 주긴하지만, 이 새침때기 아가씨한테 나도 알게 모르게 엄청난 힐링을 받고 있다. 그냥 말없이 다가 와서 내 살에 맞대어 앉아 잠들거나 본인 장난감 가지고 놀때면 그냥 말 없이 옆에서 내 감정 동감해주는 오랜 친구 같을 때도 있다. 사실 엘리가 할줄 아는 묘기? 재능?은 없지만.. 질투심 없고 놀아달라고 투정부리지 않으며 밤낮으로 우리랑 노는거 좋아하고 먹는거 좋아하는 마냥 꼬마같은 엘리가 너무 너무 좋다. 배신하지않고, 늘 곁에 있어주고, 언제든 볼때마다 반갑다고 반겨주고, 밀땅없이 순수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이. 이런 맛에 다들 애완동물 키우나보다.

신랑이 다닌 고등학교. 일전에 ‘나혼자 산다’에서 강남이 하와이에서 본인이 다녔던 고등학교를 보여줬었는데 강남의 고등학교와 비슷한 구조로 보인다. 2층짜리 건물로 아주 넓게 건물들이 분포하고있다. 이 고등학교는 평소에 학생들의 안전보호를 명목으로 방문이 예약되어있지 않는 이상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다. 오늘 우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2016년 예비선거에 투표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나는 시민권자가 아니므로 신랑에게만 해당된다. 투표는 안하지만 덕분에 미국 고등학교 내부도 둘러볼 수 있고, 무엇보다도 간만에 바람 쐬러 나와서 좋았다.


학교 곳곳에는 투표장소를 안내하는 안내판이나 문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지난 4개월간 눈으로 확연히 목격한 사실은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기관을 방문하든 영어와 스페인어가 동시에 안내되고 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 히스페닉 인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주인데, 주 내 총 인구 수 3800백만명 중 1400만명이 무려 히스페닉계이다. 항간에 LA 한인타운에서는 영어 한마디 못해도 사는데 문제 없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는데, 히스페닉계의 사람들은 LA를 비롯하여 캘리포니아 주 내 어느곳이든 확실히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않아도 사는데 문제 없을듯 싶다.
진심으로 부럽다. 나도 한국말 쓰며 외국에서 살고 싶다. 만 27세에 미국으로 이민와서 앞으로 이곳에서 평생 산다고 가정하면 한국에서 산 기간보다 미국에서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을 텐데, 그럼 한 30년뒤에는 영어가 더 편하고 한국말을 더듬더듬 거리며 말하는 재미교포로 되는건 아닌지…걱정이다. 한국말도 잘하고 싶고 (구체적으로는 조리있게 잘 말하고, 글도 잘 쓰고 싶다), 영어도 99% 네이티브 수준으로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엄청난 욕심이 내 안에서 하루하루 쑥쑥 자라고 있다. 그럴려면 그 어느때보다 언어공부를 2배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어공부만 했는데, 이제는 영어뿐만아니라 내 모국어인 한국어도 공부를 게으르지않게 해야 할판이다. 그나마 블로그를 가끔 하면서 글을 쓰면 그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엘리는 이른 아침마다 어머님과 산책을 가긴 하지만, 우리와 산책을 간지는 지난 4월을 마지막으로 없었던것 같아서 오래간만에 근처 공원을 찾았다. 매일 40도로 뜨겁게 태양이 내리쬐었던지라 잔디들이 누런빛으로 변하며 그 푸르렀던 녹음을 감춘게 놀랍지 않다.


푸른 잔디는 비록 볼 수 없었지만 탁트인 공간에 있자 하니 청량한 하늘이 아쉬움을 달래며 이내 마음을 쉬원하게 비춘다. 사실 현실은 더워서 10분만에 엘리가 기절하다시피 헥헥 거리며 움직이길 거부했다. 털이 두겹인 엘리에겐 너무 더웠나보다. 밍크코트입고 찜질방안에서 뛰게한 셈이었나; 결국 미안함을 가진 채, 엘리를 급히 차에 태워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간다고 신난 엘리. 그렇게 그녀는 집에 가자마자 물 한사발 들이켰다.
잘 찾아보면 엘리는 너무 작아 보이지 않지만 신랑은 저만치에서 콩알만하게 보인다.


가입된 통신사에서 한달에 한번정도 (혹은 두달에 한번) 무료로 영화티켓을 제공한다. 하여, 비록 우리 둘 아직 무직이긴 하지만 영화만큼은 덕분에 간간히 잘 본다. 특이한것이, 이곳 영화관에서 Closed captioning device for subtitle – 즉 자막 장비를 신청하면 무료로 저렇게 생긴 장비를 대여받을 수 있는데, 저 특수 안경에 영어 자막이 레이저로 나와 영화보면서 영문 자막을 함께 볼 수 있다. 사투리 혹은 강한 악센트가 있는 영화의 경우 무슨말을 하는지 못 알아 들을때가 있는데, 이 장비는 나에게 정말 안성맞춤이다.
자막을 위한 장비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장비인 Closed captioning device for sound 도 있다. 해당 장비는, 영화 속 인물이 말 없이 무언가 행동하고 있을 때, 그 행동을 묘사해주는 청각 서비스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시각장애인들도 영화를 “들으러” 영화관에 간다하니 이런 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신기할 따름이다. “미국엔 이런 서비스도 있고 참 배려가 깊은 나라인것 같아” – 라고 신랑한테 말했더니, 미국에서 장애인들이나 이민자들의 편의를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있지 않은 경우 고소당하기 일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공장소 및 기업들은 이러한 부분들이 잘 되어있다고 한다. 한국 내 외국인도 150만명에 달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영화관에서 한글 자막이 나오는 (영어 자막이라면 더 좋겠지만) 장비를 대여해주면 한국어 공부하는 외국인/영주권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왼쪽에서 두번재 노란색 아이들과, 왼쪽에서 네번째 아이들 모두 참외다. 참외가 멜론만하니 이는 실로 엄청난 크기다. 손님 오시면 한국의 성인 어른 주먹만한 참외 4-5개씩 안깎아도 되고 하나만 준비하면 되니 외려 간단하려나. 향은 한국참외 못지 않게 달콤한 참외 향이 코끗을 찌른다. 왼쪽에서 세번째 아이는 초록색 멜론보다 훨씬 당도가 높은 주황색 멜론이다. 미국에서 Cantaloupe (캐나롭)이라고 불리우는데 호주에서는 Rock-melon (락-멜론)이라고 불리운다. 마트 갈 때마다 락멜론을 마주할때면 호주에서 락멜론 농장에서 일할 때가 생각나 뭔가 느낌이 이상타.

마트 내 생선파는 코너 – 생선을 가시를 발라서 살코기(fillet)만 판매한다. 호주에서도 살코기만 판매했었는데, 한국에서는 생선 통째로 굽고 각자 알아서 뼈 발라서 먹는다 했더니 당시 같이 일했던 호주인 직장동료들은 엄청 놀라했었다는.

미국은 탄산음료의 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종류가 이렇게 정~말 다양할 수가 없다. 환타는 오렌지맛 환타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회사명이었고 환타사에서 낸 콜라도 있고 사이다도 있고 등등등 엄청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코카콜라 사에서는 체리맛, 체리맛 제로, 체리맛 다이어트, 라임맛, 라임맛 다이어트, 오리지널, 라이프, 카페인 프리, 제로, 바닐라맛 제로, 다이어트 등등 엄청 내놓았다. 골라요 골라.



사진에는 없지만,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탄산 종류를 미국 사람들은 마신다. 뿌리 맥주 (Root Beer)라고 하는 탄산음료인데, 이름만 맥주이지 발효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코올 농도는 없다. 나무 수피를 끓여 만든 음료인데 내겐 탄산이 섞인 바닐라맛 물약 같다. 호주 사람들이 생강 맥주 (Ginger Beer)라는 탄산 음료를 잘 마시듯이, 미국사람들은 뿌리 맥주를 자주 찾는다. 우리 시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탄산음료이기도 하다.

6월 첫째주에 운전 실기시험 통과하고, 둘째주에 차량국에서 우편이 왔다. 설마 일주일만에 면허증이 도착했겠어? 하고 열었는데.

두둥! 정말 운전면허가 도착했다. 인터넷 카페보니 2달 걸린 분들도 있고, 6달이 되도록 아직 우편이 안왔다는 분들도 봤는데 완전 횅재했다. 목에서 칼같이 사진 자른건 마음에 안들지만 캘리포니아 운전면허는 다 얼굴밖에 안보여주니… 그러려니 하련다. 한국 운전면허증에는 신체사항들이 없었던것 같은데, 캘리포니아 운전면허증에는 성별/머리 색/ 눈 색/ 신장/ 체중까지 모두 자세히 나와있다. 아마 미국 내 다른 주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로소 운전면허취득 성공!!

요롷게 카드지갑에 영주권 카드와 함께 쏘옥 넣어보기도 했다. 내 카드지갑엔 앞에는 신분증, 뒤에는 보험증과 은행 카드가 수납되어있다.

왠만한 자동차 부품 교체는 아버님이 혼자 스스로 다 하신다. 집안의 많은 가구를 실제로 본인이 만들기도 하셨다. 자동차 부품 교체할 일 있을때마다 신랑은 옆에서 열심히 배운다. (잘하고 있어 ㅎㅎ) 이 날은 뿌옇게 훼손된 헤드라이트 유리 교체했던 날.






6월에 먹은 음식 일부. 천연 설탕으로 만들고 칼로리를 낮춘 초록색 코카콜라 라이프. 절대미각이 아닌 나에겐 그냥 일반 콜라와 맛이 거의 흡사하다. 색도 콜라색과 동일하다는 점. 그리고 나의 마지막 불닭볶음면 ㅠㅠ 우리 곧 만나자. 흑흑
어느덧 6월의 마지막 주

열심히 일광욕중인 앨리. 너무 귀엽다. 비록 애교하나 없고 엄청 도도하지만 잘 먹고, 잘 싸고 잘 놀고, 저렇게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끔 나가서 일광욕하는 모습 보면 저 작은 생명체도 사람처럼 특유의 성격이 있고 매력이 있구나 – 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엘리 볼때면 늘 엄마 미소 짓고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좌)- 아침에 일어나서 정신없는 엘리. 아침에 쌀쌀해서 소파 덮개로 덮어주었더니 나올 기미를 안보인다.
(우)- 오후께 거실에서 핸드폰 만지고 있는데 같이 놀자고 저렇게 신명난 얼굴로 쳐다보는 엘리.

해리포터의 그린고트 은행을 연상케하는 미국 우체국내의 사서함. 아버님이랑 신랑이 있는 블럭만 사진을 남겼지만 저런 블럭이 엄청나게 길게 복도로 쭈~욱 있다. 신용카드나 귀중품 우편 수신시에는 다들 사서함으로 보내서 받는 모양이다. 개인 사서함은 우체국에 연중 이용료를 지불하며 사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직접 수신인에게 배송하여 서명까지 받는 한국과 달리, 신용카드도 모두 우편으로 배송되기때문에 우편함을 종종 도둑맞는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 우리 신랑도 미국에 와서 인터넷 와이파이 기기 신청했다가 집배원이 집 앞에 두고 간 우편물을 도둑 맞았었다. 이곳에서 사는 한, 경비실이 따로 있는 아파트 컴플렉스에 살지 않는 이상 사서함 대여는 필수처럼 보인다.


아마추어 종합격투기(MMA)에 참여하는게 취미인 아주버님. 이번에도 몇 달을 준비하여 참가하게 된 아주버님 매치를 보기 위해 2시간을 달려 근처 프레즈노 (Fresno)라는 도시에 갔다 왔다. 평소 종합격투기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나인데, 실제로 보니 의외로 정말 재밌었다. 적어도 아주버님 나오기전까지는 말이다. 생각보다 안전하게 시합을 겨루는 권투 같이 보였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심하게 공격하는 경우에는 심판이 중재한다. 의사도 상시 대기중이고, 매치가 끝나면 각 파이터들을 살핀다. 아주버님이 나오기 직전 행여 크게 부상이라도 입을까봐 옆에서 신랑은 노심초사 덜덜 떨고 있었는데, 다행히 다친곳 없이 세 라운드 모두 승리하여 이겼다. 행여라도 다칠까봐 시부모님은 아주버님이 제발 종합격투기를 그만두길 바라고 계시는데 물론 나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경기 전과 후에도 변함없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던 아주버님 얼굴을 보면서 종차엔 외려 나는 아주버님을 응원해주기로 결심했다.


매치가 끝난 후, 프레즈노에 있는 한식 바베큐집에도 들렀다. 신라(Shilla) 라는 곳인데 인당 20불씩 내고 무제한 고기 리필과 반찬 부폐를 먹을 수 있다. 모처럼 한국음식 먹을 생각에 기대에 부풀어 갔는데, 아니 왠걸. 사장님 및 전 직원(주방 직원 마저)이 모두 중국인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다시는 안갈 곳. 그나마 반찬들은 맛이 비슷하긴 했으나, 생체와 오이김치에서는 식초 비린내가 약간 났고, 잡채는 정말 달고 면만 있지 다른 부속 야채들과 고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고기라도 잘 먹자고 고기를 시켰는데, 고기에 무슨짓을 한건지 초 얇은 고기와 저 퀄리티의 티를 벗을 수 없었다. 쌈장을 달라는 요청에, 짜디짠 고추장과 된장 그리고 스리라차 소스를 가져다 주었다. 한국식 바베큐 집에 쌈장이 없다니! 그래도 그때까지만해도 이게 어디냐며 배고픈 배를 주리며 먹긴했지만, 이 정체 모를 찌개 (두번재 사진)가 나올때는 정말 나의 실망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된장찌개를 시킨줄 알았는데, 이 찌개의 맛은 신라면 가루를 물에 풀고 찌개용 두부와, 버섯 그리고 파를 썰어 넣은 말도 안되는 찌개가 나왔다. 밥 먹는 내내 주방에서 우리를 눈여겨 보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한국인인걸 알고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종업원이 신랑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댄다) 긴장을 탄걸 지도 모르겠다. 정말 긴장 좀 타셔야할듯. 프레즈노가 아무리 작은 도시더라도 한국인이 천명이나 사는 곳인데!

두 집 건너 사는 부부가 최근에 입양한 쌍둥이 아기들. 애기 엄마가 잠시 애기 좀 봐달라고 해서 어머님이랑 한명씩 안고 보고있었는데 아가가 너무 무거워서 오래서있지 못하고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아직 5개월 밖에 안됬다는데 7kg가 넘는다. 나중에 애기나려면 팔근육부터 확실히 키워둬야겠다고 다짐을.

한동안 보드게임(카탄)과 체스에 엄청 빠져있었다. 그렇게 아흐레간 빠져있었을까? 신혼살림 차리면 다달이 새로운 보드게임 하나씩 수집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 값이 나가더라도 – 근사한 체스판도 구입하고 싶다.

이곳은 기존에 올렸던 영화관과 다른 영화관. 영화 시작 전 광고 나올 때 찍은 사진인데, 이 영화관의 자막 장치는 안경이 아니라 좌석 앞에 꽃아주는 시스템이다. 광고까지 자막으로 보여주니 신기하다.


교회 앞 정원에서 이쁜 꽃들 사진도 찍고,









6월 마지막주에 먹은 음식들도 로그를 남긴다. 사실 매주 아주 비슷~비슷한 메뉴이긴한데 아직 딱히 질리지 않는다. 블로그에는 뭐 이거, 매번 같은 음식 사진이 올라오니 이젠 중복된 음식 사진은 업로드 자제를 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남편이 도와주고는 있지만 심연에 뿌리내려져 있는 내가 아직 세상과 소통하며 사는건 망설여진다. 그래서 요즘 페이스북이나 메신저는 일절 단절하고 살고 있긴 한데, 좀 더 내려놓는 연습을 하면 언젠가 바깥 공기도 마시며 사람들과도 다시 마주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그냥 혼자, 그리고 가족들과만 있고 싶다. 무엇보다도 나에 대해 배워가는 시간도 갖을 겸, 남편으로서의 신랑도 알아가겸 그냥 우리 둘이서만 알콩달콩 지내고 싶다. 친구도 없는 미국에 오면 외로움에 사무칠줄 알았는데, 외로움은 커녕 오히려 사람 부딪힐 일 없는 지금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