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씨 온도(℉)와 친해지기

한국에 살다가 미국에 와서 당황하는 것 중의 하나는 미국에서만 쓰이는 낯선 단위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온도 단위인데, 미국은 섭씨 온도가 아닌 화씨 온도를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오늘날 화씨 온도를 사용하는 곳은 10군데로 미국과 미국령(푸에르토 리코, US 버진아일랜드, 괌), 바하마, 팔라우, 벨리즈, 케이맨 제도, 미크로네시아, 마샬 군도가 있다.

미국의 뉴스 일기예보는 모두 화씨 온도로 나온다. 핸드폰 앱을 사용하여 섭씨 온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미국에 완전히 이민을 오는 사람이라면 섭씨 온도만을 마냥 고집하기에도 어렵다. 생활하다보면 현지인들과 날씨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적지 않게 있으니, 화씨 온도 개념은 이민자로서 언젠가는 익숙해져야 할 숙제이다. 그럼 화씨 온도는 어떻게 나오는 걸까? 화씨 온도를 계산하는 방법을 확인해보자.

• 화씨 온도 = (섭씨 온도 × 9/5) + 32
• 섭씨 온도 = (화씨 온도 32) × 5/9

계산식이 상당히 복잡하다. 당장 핸드폰 앱으로 섭씨 온도를 확인하지 못할 때마다 위의 계산식을 머리속에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정도 온도면 따듯하네”, “이 정도 온도면 얇은 자켓이 필요하겠어”등의 느낌이 뇌리에 박힐 때까지 어느 정도의 화씨 온도의 수치와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다. 물론, 정확한 온도를 요구하는 요리의 경우는 (특히 오븐 요리) 다른 얘기겠지만, 날씨의 경우에는 대략적인 느낌만 익혀두어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 아래는 한 웹사이트에서 공개한, 참고하면 좋을 섭씨 온도와 화씨 온도의 비교표이다.

구분섭씨 온도화씨 온도
물끓는 점 100 ℃ 212 ℉
땀나는 더운 날씨 30 ℃ 이상 85 ℉ 이상
반팔, 반바지 날씨 24 ℃ 75 ℉
실내 적정 온도 21 ℃ 70 ℉
긴팔, 긴바지 날씨 15 ℃ 60 ℉
양털 자켓 날씨 10 ℃ 50 ℉
영하의 추운 날씨 0 ℃ 32 ℉
외출 자제가 요구되는 몹시 추운 날씨 -29 ℃ -20 ℉

한국에선 영하로 내려가면 춥고, 30도가 넘어가면 덥다고들 하니까 그 두 수치를 예로 들자면, 섭씨 0도는 화씨로 32도 이고, 섭씨 30도는 화씨로 86도이다. 그런데 나는 상대적으로 연중 따듯한 로스엔젤레스에 벌써 4년 넘게 살다보니, 화씨 32도는 커녕 이제는 화씨 60도 이하(섭씨로 15도)로만 떨어져도 겨울 자켓을 챙기게 되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사는 서쪽 LA에선 겨울에도 5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다. 같은 미국 안에서도 추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또 느끼는 체감온도가 다를듯하다. 아래는 내가 느끼는 체감 온도이다.

40도 이하: 한겨울 날씨, 외출 자제
50도 이하: 완전 추움. 최대한 따듯하게 입어야 함
50 – 60: 꽤 추움, 겨울 코트 + 스카프
60 – 70: 쌀쌀함. 후디 자켓
70 – 80: 완벽할 날씨. 포근함. 봄 옷
80 – 90: 초여름 날씨. 따듯함. 반팔
90 – 100: 여름 날씨. 더움. 반팔 필수
100도 이상: 무더위. 숨막히는 찜질방. 외출 자제

온도 단위

열을 나타내는 단위로는 섭씨 (℃)와 화씨 (℉), 그리고 켈빈(K)이 있다. 

화씨 온도는 산업적·의학적 목적에서 온도 눈금 중 가장 먼저 사용된 표준단위로 영국과 미국의 영향으로 1960년대까지 영어권의 여러 나라에서 널리 쓰여 왔다. 이후 미터법의 표준화가 진행되어, 현재 미국을 비롯한 극소수의 국가에서만 여전히 공식적인 단위로 사용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은 섭씨 온도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단위는 켈빈 온도이다.

섭씨 (Celcius, ℃)

가장 많은 나라에서 쓰이는 열 단위인 섭씨 온도는 스웨덴의 천문학자였던 안데르스 셀시우스(Anders Celsius, 1701~1744)가 제안한 것으로, 영어로는 그의 이름을 따서 Celcius[셀씨어스]라고 부르고, 기호는 °C 라고 표기한다. 섭씨 온도는 1기압에서 물의 어는 점을 0℃ , 끓는 점을 100℃로 하여 그 사이를 100등분한 온도 체계이다. 섭씨라는 이름은 셀시우스의 중국 음역어 ‘섭이수사’에서 유래했다.

화씨 (Fahrenheit, ℉)

화씨 온도는 독일의 물리학자, 다니엘 가브리엘 파렌하이트(Daniel Gabriel Fahrenheit, 1686~1736)가 제안한 온도 단위로, 영어로는 그의 이름을 따서 Fahrenheit[파렌하이트]라고 부르고, 기호는 ℉라고 표기한다. 화씨 온도는 1기압에서 물이 어는 점을 32℉, 물이 끓는 점을 212℉으로 하여, 그 사이를 180등분한 온도 체계이다. 화씨란 이름은 파렌하이트의 중국 음역어 ‘화륜해특’에서 유래했다. 

켈빈 (Kelvin, K)

켈빈은 온도의 국제 표준 단위이다. 다른 말로 말해, 섭씨 온도를 쓰는 나라도 있고, 화씨 온도를 쓰는 나라도 있는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온도 단위로는 켈빈 온도를 지정한 것. 켈빈은 영국의 물리학자 켈빈(William Thomson, 1st Baron Kelvin 1824-1907)이 제정한 온도 단위로, 영어로는 그의 남작명인 Kelvin[켈빈]이라고 부르고, 기호로는 K로 표기한다. 다른 온도 단위와 다르게 ° 표시를 붙이지 않는다.


내용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1, 2, 3, 4, 5, TripSavvy, 위키백과 1, 2, 3, 4, Worldatlas
Featured image courtesy of Jarosław Kwoczała on Unsplash, Imgur, Wikipedia 1, 2, 3

Ciena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운영자이자 콘텐츠 제작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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