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you make others feel about themselves, says a lot about you.
Unknown
코로나바이러스로 재택 근무가 시작되면서부터 짝궁이 일복이 터져서, 상대적으로 덜 바쁜 내가 자연스럽게 빨래를 전담해 왔다. 오늘도 빨래하는 날이 되어 당연히 내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짝궁이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닌가.
“있잖아.. 너가 오늘 바쁜 일정이라는 거 아는데, 혹시 시간이 좀 되면 빨래 좀 맡아줄 수 있어?”
평소 쓰레기를 버린다거나 설거지를 하는 등, 매일 번갈아 하는 작은 집안 일에도 나에게 고맙다고 꼭 잊지 않고 말하고, 본인이 자처해서 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부탁도 이쁘게 잘 하는 그이라 이런 말이 익숙할 법도 하지만 이런 말투는 정말 언제나 들어도 듣기 좋다. 부드러운 말은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해줄 수 있게끔 하는 힘을 지녔다. 가만 생각해보면, 내 주변엔 말을 이쁘게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같은 걸 부탁하더라도 말을 이쁘게 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만 만나면 좋겠지만 종종 사회적으로 자기보다 낮은 위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이에게 본인 감정 내키는대로 윽박지르거나, 인격모욕을 한다거나, 무례한 톤의 명령조로 얘기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나와 엮이더라도 결코 오래 알고 지내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악덕질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에게는 정말 고약한 인격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다 누군가에겐 소중한 자식이고, 충분히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데, 본인이 무슨 권리로 그렇게 막 대할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 본인이 밖에서 행하는 나쁜 행적들과 말들이 결국 쌓이고 쌓여 본인에게 언젠가 돌아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자녀에게 돌아가기 마련임을 모르는 우매한 사람들이다. 강한 척하는 그들이지만 그 뒤에 숨겨져있는 배배꼬인 자격지심과 무지, 부모에게 제대로 된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했을 그들의 과거들이 추측되면서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굳이 부딪히며 해명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부정적인 기운이 나는 사람들과 멀리하고, 이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태어난 감각이 예민해서 신경이 안쓸래야 안쓸 수 없지만, 오은영 박사님 말대로 – 어차피 오래 두고 볼 인연이 아니니, 그런 사람들을 잡고 세워서 따지면서까지 악연을 만들지 말고, 그냥 물 흐르듯 흘려보내야 하노라- 고 마음을 매번 추스린다. 옛말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미운 놈과 적절히 선을 지키되 떡은 더 주기 싫다. 이런 사람들은 떡을 줘도 대개는 고마워할 줄 모르는 사람이거나 더 달라고 조르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 나눌 떡이 있으면 말 이쁘게 하는 사람에게 하나 더 챙겨 주고 싶다.
나도 내 주변 사람들처럼 말을 이쁘게 하는, 선한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본보기로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으니 난 참 복받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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