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동료들이 준비해 준 베이비샤워

목차

베이비 샤워란

베이비 샤워(Baby Shower)란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와 태어날 아기를 축하하는 행사로, 캐나다와 미국에서 보편화 되어있다. 곧 엄마가 될 임산부를 응원하고,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아기용 물품들을 선물로 주는 자리로 당연히 주인공은 임산부와 뱃속의 아기이다. ‘샤워’라는 단어는 출산을 앞 둔 임산부가 사람들로부터 ‘소나기를 맞는 것처럼’ 엄청난 양의 선물 공세를 받는다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비슷한 예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를 축하해주는 브라이덜 샤워 (Bridal Shower)가 있다. 

베이비 샤워를 치루기에 적절한 시기는 배가 어느 정도 나온 중기 (약 28 – 32주)이다. 그 이후로 잡으면 예기치 못하게 아기가 베이비 샤워 일정보다 일찍 나올 수 있기도 하고, 예비맘 몸이 점점 무거워져 활동에 제약이 갈 수 있기 때문. 아이를 입양하는 가정의 경우에도 베이비 샤워를 갖는데 이 경우에는 아이를 입양한 후에 잡는다.  

전통적으로 베이비 샤워는 첫째 아이때만 치루며, 파티에는 여자들만이 초대되곤 했는데 그 이유가 이 파티의 주된 목적이 엄마가 되기 전 지혜와 교훈을 여자들끼리 서로 교환하는 것이기 때문. 하지만 최근 들어 남자 형제 또는 초대된 여성들의 남자 배우자들도 참석하기도 하고,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에도 베이비 샤워를 치루는 사람들도 있다. 둘째부터 치뤄지는 행사는 베이비 샤워가 아닌 베이비 스프링클(baby sprinkle)이라고 부른다. 첫째때만큼 많은 양의 선물을 받는게 아니고, 약간의 선물을 받기에 소나기(shower)라는 단어 대신 보슬비 (sprinkle)의 단어를 쓴 것이다. 둘째때부터는 이렇게 간소하게 하거나 아니면 아예 하지 않는다.

주최자

보통 친한 친구 또는 가족 구성원 (친정 엄마/시엄마 또는 자매 등)이 베이비 샤워를 주최하여 준비해주는데, 직장 동료가 주최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지인/가족과 한번, 직장동료들과 한번, 총 두번의 베이비 샤워를 받을 수 있다. 행사에 드는 비용 또한 보통은 주최자가 모두 부담하는데, 한명이 다 낼 수도 있지만, 주인공을 제외한 여러명이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가족 구성원 여러명이 비용을 함께 거두어 대여한 식당 비용을 낸다거나, 직장동료들이 각자 음식과 장식품을 조금씩 분담하여 가져오는 것이다. 만약 준비된 예산이 넉넉치 않다면, 초대하는 사람들에게 포트럭 파티처럼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음식 또는 음료를 준비해와달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의 역할

주최자가 모든걸 준비하기 때문에 주인공인 임산부는 행사 준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 주인공은 행사 당일에 등장하여 즐기고, 선물을 받는 역할만 하면 된다. 원한다면 주최자와 상의하에 핑거푸드나 음료를 추가적으로 준비하는데 가담할 수 있다. 또한, 답례품을 주는 베이비샤워가 흔하지는 않지만 주인공인 임산부가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초콜렛, 사탕, 비누, 립밤, 또는 작은 화분화초등의 작은 답례품(trinkets)을 RSVP에 응답한 사람수에 맞게 준비할 수도 있다.

참석자

조부모, 부모, 형제/자매, 사촌, 친구, 동네 이웃, 직장동료 등 누구든 초대할 수 있다. 다만 주최자가 행사비용을 대기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초대할 지는 주최자의 예산한도에 맞을수 있게끔 사전 상의가 필요하다. 초대장은 주최자가 행사일로부터 4 – 6주 전에 발송을 하는데 주로 이메일로 초대장을 보낸다. 베이비 샤워 초대장을 받게되면 꼭 RSVP로 참석여부를 알리는게 예의이다. “Maybe”라고 회신하는 것보다 “Attending” 또는 “Not Attending” 둘 중 하나 사이에서 답을 확실히 해주는 것이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측에 큰 도움이 된다.

진행 시간

베이비 샤워는 준비된 가벼운 핑거푸드와 음료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 다 같이 참여하는 게임할 시간, 그리고 선물을 뜯어보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보통 2시간정도 진행되는데 참석하는 인원이 많을 수록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팬데믹이 한창 심했던 때에는 ZOOM으로 베이비샤워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온라인으로 진행할 경우 30분정도만 진행한다 (더 오래 진행하면 집중률/이탈률이 높아짐). 

장소

베이비 샤워는 식당이나 컨트리 클럽을 빌리거나 공원, 바닷가 등 야외에서 하는 경우도 있긴하지만 주로 주최자의 집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직장에서 챙겨주는 베이비 샤워는 적정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직원 휴게실이나 회의실에서 진행한다.  

준비되는 식음료

베이비 샤워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쉽게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로 준비되곤 하는데, 예를 몇가지 들어보자면 디핑 드레싱과 곁들인 야채 (당근/ 셀러리/ 브로컬리) 플레이트, 작은 사이즈의 Tea 샌드위치, 올리브, 피클, 치즈, 크래커, 과일, 컵케익, 쿠키 등이 있다. 손님중에는 채식주의자/비건, 유제품이나 글루틴을 못먹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니 이런 것까지 미리 파악해서 몇가지 옵션들을 더 추가하면 센스 만점! 음료에는, 차, 커피, 생수, 과일 주스등이 준비된다. 임산부인 주인공이 술을 마실 수 없기에 술은 준비되지 않는 편이다.  

베이비 샤워 리지스트리

결혼식 또는 베이비 샤워 등 특별한 행사에 행사 주인공이 받고 싶은 선물을 목록으로 만드는 걸 Registery라고 한다. Amazon, Target, Walmart와 같은 미국의 대형 온라인 상점에서 임산부가 받고 싶은 선물을 ‘Baby Registry’ 목록에 등록해놓고 그 링크를 초대 손님들과 공유할 수 있다. 베이비 샤워 주인공은 이런 리지스트리를 만들어서 주최자와 공유하여 초대장에 링크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하면 손님들로부터 원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어떤게 필요한지, 어떤 선물을 해야할 지 가늠이 안가는 입장에서는 선물을 구입하는 데에 있어 리지스트리가 참고하기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리지스트리에 있는 것만 선물하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손님중에는 리지스트리에 없는 선물을 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손님들이 선물을 구입하여 행사 당일에 직접 가지고 오는데, 베이비 레지스트리를 통해 구입하는 경우 구입하는 사람 주소가 아닌, 주인공 집으로 바로 보내는 옵션이 있다. 이렇게 행사 전에 미리 주인공 집으로 선물을 바로 보내는 경우, 선물을 보낸 상대방측에서 택배수령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지만, 분실의 가능성이 있으니 선물 수령후 잘 받았다고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예의이다.

Party sweets and treats

게임

베이비 샤워에서는 빙고나 “임산부 배 둘레 길이 맞추기”등의 게임을 하기도 한다. 행사에 참석되는 사람들이 서로 모르는 관계일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모두가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갖을 수 있다. 베이비 샤워에 진행되는 게임들은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하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 - 선물 뜯기

베이비 샤워에 초대된 사람들은 주인공인 임산부를 위해 귀저기, 담요, 아기 옷, 장난감 등의 작은 선물을 준비해간다. 온라인으로 공유되는 초대장에 베이비 리지스트리 링크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리지스트리 목록중에서 구입하는 사람도 있고, 리지스트리와 상관없이 자기가 선물해주고 싶은 선물을 준비해오는 사람들도 있다. 일단 행사장소에 도착하면 선물을 모아두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있기 때문에 그곳에 선물을 갖다 놓으면 된다. 행사 주인공은 행사 당일에 참석한 손님들 앞에서 선물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게 일반적인 관례인데, 요즘은 참석 인원이 워낙 많은 경우 선물 개봉식을 빼기도 한다. 일단 선물 뜯는 시간이 되면 임산부 주위로 참석한 사람들이 앉아 주인공이 선물 뜯는 것을 구경한다. 행사의 주인공은 풀어본 선물이 마음에 드는 물건이든, 큰 선물이든 작은 선물이든 감사한 마음을 최대한 표현하는게 예의이다.  

감사 카드

행사가 끝나면, 선물을 준비해준/행사에 참석해준 손님들에게 감사 카드 (thank you card)를 우편으로 보내는게 에티켓이다. 선물을 준 손님들은 이러한 thank you card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주소를 모를 경우, 감사 카드를 보내기위해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면 보통 서슴지않고 알려준다. 행사가 끝난 시점에서 2주안으로 보내는게 가장 좋고, 늦어도 한달안에는 보낸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몸이 무거워지기때문에 챙기기에 어려울 수 있고, 아기가 태어나면 감사 카드를 챙길 시간적/체력적 여유가 되지 않기때문에 감사 카드는 늑장부리지 않고 빨리 보낼수록 마음이 편할 것이다. 감사 카드는 드럭스토어 (CVS, Walgreens, Rite Aid 등), Target, 대형 마트 같은 곳에 가면 10-30개씩 묶어 파는 bulk 단위의 카드를 사는게 가장 가성비있는 선택이다.

미국 직장동료들이 준비해준 베이비샤워

미국 TV쇼 The Office에 Party Planning Committee가 있듯이 우리 팀에도 파티라면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인원들이 있는데 그 중심엔 내 직속상사가 있다. 일도 정말 잘하는데 정말 매 행사(각 직원들 생일, 은퇴식, Work-anniversary, employee appreciation day 등)를 정성 가득히, 그것도 모두 자비로 준비하는 그녀. 팀원 한명 한명 소중히 대하는 게 늘 느껴지는 사람이라 늘 배울게 많다. 내 임신 사실을 전했을 때 그녀는 내 베이비 샤워 호스트를 자처했다. 

내 베이비샤워는 일하는 중에 잠깐 들렸다가 들러 축하해주기에 부담스럽지 않도록, Walk-by Dessert Bar Theme으로 정했다. 잠깐 짬 내서 축하해주고, 준비한 디저트도 즐기는 자리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나를 제외한 우리 팀원들 모두가 다른 부서 손님들을 대접할 각자 디저트를 한개씩 만들어 오기로 했는데, 어떤 디저트를 준비할 지, 그외에 각자 무엇을 가져올지를 그들은 정말 몇주동안 논의를 했는데, 파티션 너머로 소곤소곤 컵케잌 디자인을 상의하는 대화를 들으면서 참 난 복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이 들어 행복했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주인공으로 참석하는 베이비 샤워는 처음이라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모르니, 하라는 대로 다 하겠다고 상사에게 말했더니 – guest of honor인 나의 역할은 그날 행사에 참석하여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고, 즐기는 것이 다라고만 했다. 아무것도 가져오지 말라면서. 정성스럽게 직장 동료들이 준비해 준 나의 베이비샤워. 우리 상사가 준비한 초대장을 시작으로 사진 몇장 공유한다. 

회의실엔 우리 팀원들이 직접 집에서 만들어온 여러가지 쿠키들과, 컵케익, 음료들이 준비되었다. 게다가 테이블 보, 일회용 접시와 포크, 디스플레이용 접시, 데코레이션, 손님들에게 나눠줄 작은 초콜렛 파우치, 나의 배 둘레를 추측해서 참여하는 게임까지 모두 우리 팀원들이 손수 집에서 가져와서 준비해준 것들이다. 사진은 미처 못찍었지만 아이스크림 bar와 Tres Leches Cake도 있었다. 컵케이크 디스플레이 선반도 너무 이뻤고, 손님들 가져가서 드시라고 초콜렛 쿠키도 일일이 개별포장해서 준비해주고, 초콜렛 파우치도 아마존에서 일일이 구입해 만들어 준비해주었다. 다들 바쁜 삶을 살고 있을텐데 이렇게 세세히 준비해주고 시간을 써주다니 너무 감사했다. 

아침에 출근하니 우리 상사는 나를 위해 손수 준비한 Mom-to-be Sash(띠)를 건넸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봤던 건데 내가 이걸 메는 날이 오다니! 정말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았다. 동료들도 다들 기분이 한층 Up 되어있는듯했다. 정확히 세진 않았지만 30명정도 되는 사람들이 온 것 같고, 게중엔 직접 선물을 사와서 선물 모아두는 곳에 가져다둔 사람들도 있는가하면, 공유된 베이비 리지스트리 링크를 통해 우리집으로 선물을 바로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 팀원들은 맞추기라도 한듯, 입구에서 참석한 다른 부서 사람들을 응대하고, 가는 사람들에게 초콜렛 파우치를 챙겨주는가하면, 배둘레 맞추기 게임에 참석하라고 안내하는 등 최선을 다해서 행사 진행을 도와줬다.  

베이비 샤워에서 선물 받은 것들은 행사 끝날 즈음에 사람들 앞에서 하나하나 뜯어보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뜯어본 선물은 일부러 담겨있던 선물백에 다시 고스란히 담아 집에 가져왔다. 그리고는 감사카드를 적을 때 참고하기 위해 받은 선물들을 다시 풀러 받은 카드와 함께 사진 찍거나, 온라인 베이비 리지스트리로 보내 카드가 없는 경우 별도로 이름 표시를 해서 찍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축하해주었고, 옷, 장난감, 책, 스와들 블랭킷 등등 선물도 정말 많이 받았다. 게중에는 한번도 통성명을 한적도, 얼굴도 본적도 없는데 선물을 챙겨온 사람들도 여럿 있어서 정말 놀라기도 했다. 선물을 무조건 가져오라고 한 게 아니었기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선물없이 참석하기도 했는데, 바쁜 와중에 짬을 내서 와준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모두가 한 아이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분위기였달까. 

그렇게 한시간가량 진행된 베이비 샤워는 잘 마무리 되었고, 다들 격려와 응원, 그리고 축하를 아낌없이 나눠주고 갔다. 우리 팀원들은 퇴근까지 남은 시간동안 직원들이 디저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한쪽으로 잘 정리해두고, 나머지 물품들 정리를 도왔다. 덕분에 내 인생 첫 베이비 샤워를 잘 치뤘다. 동료 V에게 내 생애에 이렇게 선물을 많이 받아본 적은 처음이라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니, 베이비 샤워에서는 원래 선물 많이 받는 자리니 전혀 부담갖지 말라고, 자기는 베이비 샤워를 세번이나 (양가 친지 한번씩, 직장에서 한번) 치뤄서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받았다며 호탕하게 웃어줬다는. 덕분에 마음의 부담이 조금 낮아졌다. 내가 보답하는 방법은 나또한 나중에 다른 사람들의 좋은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축하해주면 될 것 같다.   

베이비 샤워가 끝나고 돌아온 첫 주말에 나는 감사 카드와 함께 한달 전 미리 준비해두었던 작은 선물(꿀, 오설록 티백)을 한국 복주머니에 넣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장식품 및 음료 구입부터, 베이킹, 게임 준비, 손님들에게 드릴 초콜렛 파우치 준비까지 가장 많이 신경썼을 상사에게는 기프트 쿠폰이라도 챙겨드려야하는 것 같아서 시부모님께 미국에서 그렇게 해도 괜찮게 받아들여지는지 물어봤는데, ‘베이비 샤워 주최자들은 보통 답례를 바라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기에 감사 카드만 주는게 보통이다. 카드만 줘도 괜찮을 것’이라고 하셔서 상사에게도 특별히 더 큰 답례를 드리진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복주머니에 작은 꿀+오설록 티백 4종, 그리고 감사 카드를 드렸는데, 선물도 선물이지만 정성스럽게 쓴 카드를 더 좋아하며, 외려 하루를 마음 따듯하게 시작하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하는 그녀였다. 아무쪼록 동료들이 열어 준 베이비 샤워 덕분에 필요했던 아기 용품들을 정말 많이 받았다. 아기 옷은 1년동안은 더 구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경험이다. 

Reference: Wikipedia
Featured image courtesy of GerberPhoto by Natalie Chaney on Unsplash, freepik 1, 2

Ciena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운영자이자 콘텐츠 제작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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