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둘째주 이야기
4월 둘째주 월요일. 드디어 주민번호증 (Social Security Number)이 도착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역시 주민번호없이는 핸드폰도 못사고, 운전면허도 못보고, 은행계좌도 못여는 등 생활에 제한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이제 영주권 카드도 있고 주민번호증도 있으니 저는 운전면허증 취득에 열을 올려야겠어요. 한국에서는 운전면허증의 필요성을 전~혀 못느꼈는데 이 큰 땅 덩어리에는 차 없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없고, 대중교통은 한국을 따라올 수가 없으니 운전면허증이 필수 신분증이자 자격증 되겠습니다. ㅠㅠ
주민번호증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한국의 주민등록증처럼 빳빳한 플라스틱 카드이면 좋으련만… 그냥 두꺼운 종이에 정보가 인쇄되어 있는 주민번호증입니다. 주민번호, 이름, 그리고 서명, 그리고 발급된 일자로만 이루어져있습니다. 번호가 도용될 수 있으니 지갑에 넣고 다니지말고 집에 중요한 문서 보관하는곳에 보관하라고 안내받았어요. 주민등록증을 지갑에 넣고 다니는 한국과는 다르네요? 행여 시간이 지나서 종이에 인쇄된 글씨가 흐려지거나 물에 글씨가 번질까봐 코팅을 하려고했으나 ‘절대 코팅하지 말 것’ 이라는 안내되어있는 문구를 보고 이내 포기했습니다.

일주일 뒤인 월요일에 운저면허 필기시험을 예약하고 일주일 벼락치기를 시작했습니다. 기출문제부터 계속 쭉 풀고 그 다음에 운전면허책을 읽어 나가는 식으로 공부했어요. 완전 한국식인것 같지만 요렇게 공부하면 틀리고나서 이해 안됬던 문제도 이해가 쏙쏙 됩니다. 네이버에 캘리포니아 운전면허 기출문제집을 검색하면 기출문제를 많이 찾아보실 수 있을거에요. 캘리포니아에서는 한국어로도 필기 시험을 치를수 있기 때문에 저는 한국어로 된 운전면허책과 기출문제를 봤습니다.

운전 시 꼭 알아야하는 영어단어는 외워야할것 같아서 운전자 안내서 영문판도 수시로 참조했습니다.

평소같으면 앨리랑 한껏 놀아줄 시간인데 제가 컴퓨터만 보고있으니 옆에서 아주 심심해하는 앨리 모습이 마냥 귀엽습니다. ㅋㅋ

공부하다가 잠깐 1층으로 내려왔는데 햇빛이 거울에 반사되어 복도에 이렇게 이쁜 무지개 빛이 들어왔어요.

아버님은 차고에서 본인이 쓰실 새로운 운동기구를 만드시는 중이고요.

점심은 지난주에 배달된 짜파게티로 간단히 해결했습니당.

신랑의 절친중의 한명인 말윈(Marwin)이 유렵여행하고 돌아왔어요. 시내에서 다같이 모인 신랑 고향친구들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법으로 어떤 업소든 새벽 2시 이후로는 술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날 우리는 새벽 2시까지 펍에 있다가 각자 집으로 헤어졌어요. 한국 같았으면 날도 샜을듯합니다. 주류판매법은 미국 내 각 주마다 정해진 시간이 다르고 심지어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주 (가령 오클라호마 주)는 일요일에 주류를 판매할 수 없다고 하네요.
아참, 캘리포니아에서는 과도한 혈중 알코올 농도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여 유죄판결이 나면 6개월 징역에 최대 1,000불의 벌금이 선고됩니다. 하여, 우리 부부도 차를 가져오지 않았고 택시보다 저렴한 택시의 대체 서비스인 우버(Uber)를 이용했습니다.
수요일에는 따땃한 영주권카드를 가지고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여권 자격을 변경하고 재외국민으로 등록하러갔습니다.

새로 이관한 샌프란 총 영사관은 이쁜 주택 건물을 개조한곳에 터전을 잡았네요. 영사관 건물안에는 작은 한국 박물관도 볼 수 있습니다. 촬영이 허락되지 않는 곳이므로 내부 사진을 찍지는 못했어요.

도심에 왔으니 한국음식을 놓칠수 없죠! 동백이라는 한인식당에 가서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시켰습니다. 반찬으로 나온 샐러드가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

반찬 9가지. 제육볶음, 그리고 김치찌개. 전체적으로 좀 단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간만에 먹는 한국음식에 무한감사를 외치며 저는 깨끗이 싹싹- 긁어 먹었어요. 신랑은 한국의 맛이 아니라며 투덜투덜 거리기했지만, 신랑도 역시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잘 먹었습니다. ^^

색감만 봐도 자극적인 김치 찌개. 팽이버섯을 올려줘서 생소했지만 간만에 얼큰한 찌개맛에 감사할 따름이었어요.

그리고 제육볶음.

샌프란시스코의 중심가 입니다. 자동차와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루고있어요. 간만에 돌아온 도시가 저는 너무 낯섭니다. 주차할 곳은 정말 찾기 힘들고 (게다가 주차하는데 돈도 듬) 관광객과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더러워진 길거리는 다소 거친 노숙자들로 넘처나며 도심 깊숙히까지 파고 들어오는 바닷 바람은 어찌나 차게 뺨을 세게 내리치는지. 세시간정도 있었는데, 엄청난 스.뚜.레.스.를 받았습니다. ㅠㅠ 재작년 샌프란시스코에 여행을 왔을때는 모든게 다 좋아보이고 낭만적이었는데 (차가운 바람빼고), 여행이 아닌 앞으로 내가 살 곳이다- 라고 생각하니 달라도 한참 달라보입니다. 완전히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할까요. 바쁘면 더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에서는 어떻게 살았나 모르겠어요.
말 나온김에, 미국에는 전역에 있지만 한국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것이 노숙자들입니다. 한국은 서울역에만 가야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이 곳의 노숙자들은 도심, 외곽도시 어디에나 많으며 상당히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구걸을 합니다. 별다른 말 없이 무시하고 지나치면 계속 쫒아오는 노숙자들도 꽤 많아요. 노숙자를 마주치면 돈을 주시거나 아님 ‘돈이 없어 미안하다’라고 쐐기를 박으셔야해요.

금요일에는 아버님 연차쓰고 다 함께 주립공원에 다녀왔어요. 주립공원 방문기는 다음에 여행기편으로 풀어볼께요. 🙂

마지막으로 시부모님과 포토존에서 한 컷.
한 주동안 운전면허 공부 꾸준히 하고, 샌프란시스코 영사관도 다녀오고, 친구들도 만나 놀고, 가족들이랑 주립공원에 바람도 쐬며 한 주를 꽉차게 그리고 알차게 보낸것 같아요. 과연 제가 필기시험을 한번에 통과했을지는 다음주 4월 셋째주 소식에서 전해드릴께요!
Featured Social Security Number Image Courtesy of DreamStr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