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이러스로 올해 7월에 예정되었던 2020 샌디에고 코믹콘도 취소가 되었다. 운 좋게 2년 연이어 참가한 코믹콘은 다녀올 때마다 참가한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에 한번, 샌디에고의 천상같은 날씨에 한번 더 감동을 받아 개인적으로 큰 자극제가 되었어서, 올해도 코믹콘을 다녀와 동기부여 충만하게 받고 하반기를 힘차게 시작하려고 했는데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렸다는. 아쉬운 마음에 작년 코믹콘에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달래본다.
2019 Comic-Con International
@San Diego, California USA
2018년 코믹콘에는 토요일만 참가했는데, 볼거리가 정말 너무너무너무 많아서 하루로는 도저히 다 보는게 불가능하다라고 판단되어 2019년에는 금요일과 토요일 티켓을 구매했다. 덕분에 조급하지 않게 1층 전시관도 여유롭게 둘러보고, 듣고 싶은 패널도 들으며 구석구석 구경했다는.




컨벤션 센터가 개장하기 전 대기하면서 찍은 사진들과, 입장 후 에스컬레이터에서 사진들. 쾌청하고 더할나위 없던 완벽한 날씨.


입장 후 구디 백을 받은 후, 2층에서 바라본 1층 전시관. 개장되자마자 찍었는데도 사람이 정말 많다. 나중에 가서는 정말 인산인해로 걸어다니는 것 조차 사람에 치여서 힘들었다는.






스타워즈 의상 전시, VR 게임 런칭 제작자 패널, 설국열차를 드라마로 만든 Snowpiercer 프로모션 부스(귀뚜라미로 만든 에너지바를 나눠줬다 +_+), 만화가 라이브 드로잉(워낙 작가님들 많았는데 사진은 한국인 김중기님 부스!), 그리고 미술작가들이 그린 작품들과 캐릭터 상품 판매등… 사진으로는 다 볼 수 없는, 눈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볼거리.




정말 섬세하게 만들어진 조각품들이 전시된 공간도 있고, 각종 캐릭터의 피규어를 파는 곳도 정말 많았는데 특히 대형 타노스를 앞에둔 FUNKO 샵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POP들을 사가는게 신기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코믹콘에서만 파는 한정(?) 희귀(?) POP들이 많아 이 POP들을 사서 이베이에 비싼 가격으로 파는 사람들이 있더라는 거다. 그들의 코믹콘 참가 순수 목적이 구매와 재판매라는거다. 산타할아버지 꾸러미 같은 가방에 사서 담은 엄청난 양의 POP들을 본인들이 준비한 구매 목차표와 비교하고 있는 장면은 컨벤션 센터 전시관 밖에 복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컨벤션 센터 밖에서는 대형 드래곤볼 전시장 만들어서 드래곤볼 피규어들을 잔뜩 전시하고 판매했다.



전시관에 참가한 벤더들 중에는 옛날에 나왔던 만화 책 초판을 파는 곳들도 있었다. 사방 팔방 진열된 만화책 속에서 나는 도난방지용 유리관에 별도로 보관되어있던 만화 책들의 가격이 궁금해졌다. 게중에서도 익숙한 엑스맨과 스파이더맨을 콕 찍어 가격을 물어봤더니, 당시 12센트에 팔리던 책의 지금 판매가는 무려…!!! 9만불이라고!!(한화로 1억이 넘음). 이렇게 비싼걸 어떻게 가지고 오셨냐 하니, 상점이 뉴욕에 있어서 비행기타고 캐리어 가방에 고이고이 모시고 왔다고. ? 진짜 이렇게 고가를 코믹콘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있을까?








2019 코믹콘의 빅 하이라이트중 하나… 바로 ‘게임의 왕좌’ 배우들을 눈앞에서 본 일!!!!!! 아리아, 브랜, 제이미, 바리스, 다보스, 그레이, 쌤까지. 비록 사인회에는 당첨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눈앞에서 카메라 줌 없이 배우들을 본 것에 만족한다. So lucky!




그 다음 하이라이트는… 바로 코믹콘의 숨은 진미. 패널 인터뷰!!! 작품 뒤에서 예술의 혼을 펼치는 배우와 제작진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건 역시나 정말 재밌다. 2019년에는 Sesame Street, Critical Role, 그리고 비디오 게임 디자이너 Hideo Kojima 패널로 총 세 개를 들었는데, 이 중 청중들 사이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건 바로 Dungeons and Dragons(줄여 D&D) 게임을 배경으로 한 Critical Role이었다. 실제로 2019년 코믹콘에 D&D의 코스프레를 하신 분들이 정~~~말 많아서 인기를 절로 실감했다. 히데오 게임 감독님은 VR게임을 어떻게 만드는 지 과정을 보여주셨는데 이 패널도 정말 재밌게 봤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는 세사미 스트리트가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2019년에 50주년을 맞은 세서미 스트릿은 원래 저소득층 가정의 취한 전 아이들이 학교에 갈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교육적 목적으로 제작된 텔레비전 시리즈물이라고 한다. Muppet이라고 불리는 인형극이 결합된 방송으로, 워낙 방송된 지 오래되서 누구나 한번쯤은 세서미 스트릿의 캐릭터들을 봤을 듯. 패널에는 인형극 배우들과 1971년부터 2015까지 세서미 스트릿의 마리아 역을 맡고, 각본에도 참여한 배우인 Sonia Manzano도 자리를 함께 했다. 처음에 소냐씨가 마이크를 잡으며 “요즘 젊은 세대인 분들은 믿을 수 없으시겠지만, 저는 당시(50-60년대) 텔레비젼에서 유색 인종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티비 프로그램을 정말 많이 보는 편이었는데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세서미 스트리트로부터 출연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망설일 이유가 없었죠.” 라고 말하는데… 말이 끝나자마자 전 관중이 박수를 치며 환호를 했다. 나는 그 시대를 살지 않았지만 나 또한 가슴 속에 무언가 뜨거운것이 느껴져서 눈물이 또르르…
이 날 세서미 스트리트의 패널 내용은,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진들이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서 쇼를 제작하는 지, 배우들은 어떤 꿈을 꾸었으며 어떻게 이 자리에 올라왔는지, 어떤 각오로 일을 하는 지 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패널 전체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서 유투브에서 샅샅이 뒤졌는데도 찾을 수가 없다. 이런 주옥같은 코믹콘 인터뷰는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나보다.




코믹콘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코스플레이가 아니던가! 진짜 오기전부터 올해는 어떤 캐릭터가 가장 많이 보일까 궁금했었다. 왠지 엔드게임의 뚱뚱한 토르가 많을 것 같았는데, 가장 많이 보였던건 Stranger Things[기묘한 이야기]의 스티브와 여자친구 아이스크림 유니폼, 그리고 D&D 캐릭터들 – 특히 Keyleth가 정말 눈에 많이 띄었다.
코스플레이는 보통 개인 아니면 2인이 짝을 이뤄 준비하는 것 같았고, 본인 코스튬과 같은 작품의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면 다같이 모여서 사진을 요청해주는 팬들(?)에게 포즈를 취해주거나 아니면 팬들과 함께 찍어주는 것 같았다. 왼쪽 상단의 해리포터 그룹은 다 개별적으로 만나신분들 ㅋㅋㅋ 심지어 덤블도어 교수님은 제작년에 나랑 사진 같이 찍으신 분 ㅋㅋㅋㅋ 다시 만나서 반가웠어요 교수님 ㅋㅋ
마지막 오른쪽 사진은 코스플레이는 아니고, 일반인이 직접 만든 R2D2인데 움직임부터 소리까지 너무나도 완벽했던 작품이었다. 본인이 다 만든거라고. 진짜 세상에는 금손들이 정말 많다. ???












본인들의 코스튬을 자랑하러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부탁에 정말 호의적이고 포즈도 엄청 잘 취해준다. ?
코믹콘에서 가능한 많은 코스튬을 보려면 눈과 발이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데 FitBit을 확인해보니 하루에 3만보를 넘게 걸었었다는. 거의 디즈니랜드 수준으로 걸었네… ? 비록 다리는 아팠지만 정말 보는 재미가 완전 쏠쏠했다! 진짜 이렇게 가성비 좋은 쇼도 없을듯.



컨벤션을 나오니 앞쪽으로는 코믹콘 입장권이 없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도록 샌디에고 시에서 준비한 각종 테마 어트랙션이 자리잡고 있었고 (위의 피카추도 그 중 한 개), 컨벤션 센터 뒤로 있는 항만에는 요트들이 한적하게 즐비해 있었다. 그리고 컨벤션 센터를 따라서 항만까지 마블 패널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정말 엄청나게 길었지… 나중에 알고보니 이 마블 패널에는 안젤리나 졸리, 크리스 햄스워드, 나탈리 포트만등이 출현했었다고…텐트까지 치면서 거의 하루종일 기다리는 그들의 팬심은 ?
마지막으로 2019 샌디에고 코믹콘에 참가한 코스플레이 모음집 동영상을 보며, 2021년 코믹콘을 기대해본다.